국내에서 군사기밀을 탐지·유출하는 중국과 북한 등의 정보조직 활동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공작원을 침투시키는 대신 이중문화 가정이나 탈북민 등 한국에 연고를 지닌 인물들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27일 군검찰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중국군 정보조직에 한·미 연합훈련 관련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최근 기소된 현역 병사 A병장은 2003년 중국에서 태어났다. 한국인 부친과 중국인 모친을 둔 A병장은 2008년 약 5개월 정도 한국에서 지낸 것 외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생활했다. A병장은 외조부모와 함께 지내기도 했는데 외조부는 2005년 퇴역한 중국 로켓군 장교 출신으로 조사됐다.
부대에 복귀한 A병장은 한·미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관련 문서를 보내라는 지령을 받았고, 부대 컴퓨터를 활용해 관련 자료를 보냈다. A병장이 보낸 문건은 미군이 작성해 한국군에 전파한 것으로, 주한미군 주둔지 명칭과 병력증원 계획, 유사시 적 정밀타격 대상이 될 수 있는 표적 위치 등이 포함됐다. 유출되면 기존 계획을 폐기하고 새롭게 작성하거나 변경하는 작업을 실시해야 하는 기밀들이다.
이외에도 A병장은 한·미연합 연습 업무 담당자들의 개인정보와 한미연합사령부 교범 목록 등도 중국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A병장은 기밀을 넘긴 대가로 중국 정보조직으로부터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알리페이를 통해 8만8000위안(약 1700만원)을 받았다.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망에 기밀 유출이 포착된 A병장은 지난달 18일 구속됐다.
한편 북한의 지시를 받고 정보를 넘긴 혐의로 50대 탈북민이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검 형사2부는 지난 3월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및 회합·통신 등)의 혐의로 탈북민 B(50대)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B씨는 2017년 8월 당시 북한 보위부 소속 C씨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서귀포시 모슬봉에 건설된 레이더기지에 가서 레이더 장비 제원, 검문소에서 봉우리까지 거리 등을 확인해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 이에 B씨는 ‘검문소가 없다. 차량은 올라가고 군인들 감시초소는 없다’, ‘레이더 기지에 들어가는 곳은 3m 높이로 가시 철조망이 쳐져 있다’, ‘입구~봉우리까지 차로 시속 약 20㎞로 6분 정도 걸린다’ 등의 내용을 C씨 측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국내 또 다른 탈북민 4명의 동향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1년 8월 북한 국경을 넘어 10월 국내로 귀순했으며 2012년 3월 제주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