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극한 대치와 대화의 실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 투쟁은 국민들에게 익숙해진 정치권 모습이다.”
27일 마지막 대통령 후보자 TV 토론에서 사회자는 ‘정치개혁과 개헌’을 주제로 토론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후보들은 공약이나 정책 토론보다 정쟁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역설적으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몸소 보여줬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김 후보는 “입법 폭주, 탄핵 남발, 방탄 입법. 이게 바로 이재명의 괴물 정치, 괴물 독재의 신호탄”이라면서 공약 발표에 주어진 시간 대부분을 이재명 후보 비판에 열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 주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의 상임고문 위촉 시도, 전두환 추징법 반대 등을 언급하며 “김 후보는 내란세력 그 자체”라고 맹비난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에게 “내란죄 유죄를 받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것이냐”고 물었고, 김 후보는 “재판을 시작한 사람 보고 사면할 것이냔 질문은 성립하지도 않고 안 맞는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 5개 재판 모두 셀프 사면할 거냐”고 맞받았다.
또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는 윤석열 아바타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 즉 반란 수괴가 귀환한다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윤 전 대통령과 정말 단절하지 않을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다.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작 개헌 관련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범진보 후보인 이재명·권영국 후보는 5·18 정신 헌법 수록과 계엄 요건 강화를 약속했다. 김 후보 역시 ‘5·18 정신을 헌법에 명시할 것이냐’는 권 후보의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고 옳다고 본다.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4년 연임제, 결선투표제 도입,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제한, 국민기본권과 지방자치·분권 강화 개헌을, 권 후보는 모든 시민이 함께 만드는 ‘광장 개헌’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