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20세기 현대 미술은 어렵고 복잡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경향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일 텐데, 그 시작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 세 명의 시도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후기 인상주의로 묶여서 언급되는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에게 공통적인 조형적 특징은 없었다. 인상주의가 빛의 변화에 따른 색의 변화를 담으려 하면서 보인 문제점을 세 화가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을 뿐이다.
세잔은 인상주의 그림에서 견고한 형태가 사라지고 혼란한 시각 세계를 보인 점에 회의를 느꼈고, 지적이며 합리주의적으로 구성한 작품을 시도했다. 고흐와 고갱은 색점들을 분할한 인상주의를 표피적인 기술 위주의 양식이라 비판하고, 주관적 감정이나 정신적 사상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나아가려 했다.
특히 고흐는 마음이 향하는 무한하고 영원한 것에 대한 갈망과 동경을 표현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겪는 마음의 고통이나 번뇌도 솔직하게 담으려 했다. 이런 그림을 위해서 그는 소용돌이치듯 구불구불한 선과 화려하지만 거친 붓 터치의 색을 구사했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