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곤충이 있다. ‘물속의 왕’으로 불리는 물장군(Lethocerus deyrollei)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노린재목에 속하는 이 곤충은 국내 수서 곤충 가운데 가장 크며, 성충의 몸길이는 최대 7㎝에 이른다. 영어권에서도 ‘Giant Water Bug’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생김새에서부터 위압감을 드러낸다.
물장군은 주로 논 인근의 웅덩이, 저수지, 내륙 습지 등 비교적 물살이 잔잔한 담수 환경에 서식한다. 배 끝에 달린 호흡관을 통해 수면 위의 공기를 저장한 뒤, 이를 이용해 수중에서도 호흡할 수 있다.
성충이 된 물장군은 수서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한다. 주로 양서류, 어류, 개구리 등을 사냥하며, 드물게 작은 뱀이나 거북이까지 사냥하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튼튼한 앞다리로 먹잇감을 낚아챈 후 신경독을 분비하여 무력화하고, 주둥이를 찔러 넣고 소화효소를 주입하여 먹잇감의 체액을 흡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