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6월 한달간 상대국 국민을 위한 ‘전용 입국 심사대’를 운영한다. 이번 조치는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방문객들의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김포·김해공항과 일본의 하네다·후쿠오카공항 등 총 4곳에서 이달 말까지 상대국 국민을 위한 입국 전용 심사대가 설치·운영하고 있다.
전용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입국일 기준 1년 이내에 상대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단기 체류자(관광객)이며, 사전에 입국 및 세관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이전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며, 일부 공항은 특정 항공사 탑승객으로 이용 대상이 제한된다.
김포공항과 하네다공항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 이용객만 전용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하네다공항에서는 한국인을 위한 동선 안내도 마련됐다. 한국인 입국자는 일반 외국인과 다른 루트를 따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우선 레인’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입국장 우측 끝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동선 곳곳에는 한일 수교 60주년 로고와 함께 ‘두 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로’를 뜻하는 일본어 슬로건이 인쇄된 안내판도 설치돼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하네다공항은 지난 1일 외국인 대상 입국심사 창구 16개 중 6개를, 키오스크 43대 중 16대를 각각 한국인 전용으로 할당했다. 이를 통해 입국 절차가 간소화되고 대기 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이용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오전 전용 심사대를 통해 입국한 한국인은 약 80명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 조치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더 나아가 상대국 방문 전 입국심사를 미리 완료하는 ‘사전 심사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는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경 관리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올초부터 지난 4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22만7000명,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104만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양국 간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용 심사대 운영을 “양국 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상징적 조치이자 실질적인 편의 개선책”으로 평가한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급증하는 가운데, 입국 절차 간소화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1년 이내 재방문객’ 조건은 반복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설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