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외교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 4일 취임하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 노선을 천명한 이 대통령은 취임 2주도 되지 않아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 대면하는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게 된다면 한미 관세 협상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큰 틀의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G7 회의가 캐나다에서 열리는 만큼, G7 회의 일정을 마친 뒤 인접국인 미국으로 향해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G7 회의 참석 후 방미할 가능성에 대해 "(G7 회의 참석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답을 드리겠다"고만 말했다.
G7 회의에 참석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 여부도 관심이다.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우호 협력을 다지면서 야권의 '친중 정부' 공세와 '대일관계 악화' 우려를 해소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이 당선 전 전임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노선에 대해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며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던 만큼 첫 회담을 갖게 된다면 한일 관계 설정의 발판을 어떻게 놓을지 관심이다.
G7에 한미일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한미일 회의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식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동시에 강조한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온 데 대해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읽힌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 정치권 일각의 이재명 정부가 대일 외교에 강경할 것이라는 관측 및 긴밀한 한미일 협력이 가능할 지 등에 대한 의구심 등을 불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여권에서 나온다.
또한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G7 회원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및 회의 참석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는 과정에서 대미 통상협상 관련 탐색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의 참석국이 미국과 통상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타국 정상들과 각국의 통상 협상 상황 및 대응책 등을 공유할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직 그 부분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고 준비가 되면 답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주요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