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 정책을 둘러싼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시위 사태가 갈수록 격화하며 극심한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고속도로 점거, 도심 차량 방화 등이 벌어져 시위대 수백명이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2000명을 LA에 투입하면서 곳곳에서 시위대와 무력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나흘째 이어지는 시위가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워싱턴 등 다른 대도시로도 확산하고 있어 전 세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LA 이민세관단속국이 체류 서류를 갖추지 않은 이민자들을 급습해 체포하고,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LA는 연방정부 차원의 불법 체류자 추방에 반대하는 ‘피난처 도시’여서, 단속을 예상하지 못한 이민자들의 반발이 특히 거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치하면 내전이 될 것”이라며 LA 주지사 요청 없이 시위 현장에 주 방위군을 투입한 탓에 연방정부와 주 정부 사이 갈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병대 700여명까지 투입한 것이 시위대를 자극해 사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63명이 사망한 1992년 4월 LA 흑인 폭동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