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세계랭킹 1, 2위에 자리한 스코티 셰플러(29·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또다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매킬로이가, PGA 챔피언십에서는 셰플러가 우승하는 등 앞서 열린 두 번의 메이저 타이틀을 사이좋게 나눠 가진 두 선수가 세 번째 메이저대회에서도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2025 US오픈은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개막해 나흘간 진행된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중 가장 많은 2150만달러(293억원) 돈을 걸고 펼쳐졌던 US오픈의 올 시즌 상금은 대회 중 공개될 예정이다. 상금뿐만 아니라 125회를 맞은 역사 깊은 대회 출전을 위해 전 세계에서 역대 최다인 1만202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초청장은 153명에게만 전달됐다.
10번째 US오픈을 개최하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어렵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러프는 깊고 벙커와 배수로는 코스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다. 험한 코스에서도 상승세를 탄 셰플러는 자신감이 넘친다. 셰플러는 최근 출전한 4개 대회 중 3개(더 CJ컵 바이런넬슨·PGA 챔피언십·메모리얼 토너먼트) 투어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셰플러는 2024 파리 올림픽 골프 금메달과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지만 US오픈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중 US오픈과 디 오픈 우승이 없는 셰플러가 이번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셰플러는 RBC 캐나다 오픈을 건너뛰고 오크몬트에 도착해 코스 적응에 집중하며 우승의지를 불태웠다. 셰플러는 “지난해 연달아 메이저대회를 치르느라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휴식과 오크몬트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며 “오크몬트 그린이 최근 두 달간 경험했던 것보다 빠르기 때문에 4m 안팎의 짧은 퍼트가 이번 대회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매킬로이도 이번 대회 정상을 노린다. 단 매킬로이가 PGA 챔피언십에서 드라이버 반발력 테스트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후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7위에 그쳤고 지난주 RBC 캐나다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이 대회에서 매킬로이는 28번의 드라이버샷 중 13차례(46.43%)만 페어웨이에 공을 올려놨다. 매킬로이는 US오픈을 앞두고 여러 드라이버를 테스트하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매킬로이는 “주말 동안 연습라운드를 치르면서 드라이버가 나아졌다”며 “마스터스 우승 이후 또 다른 동기부여를 만들어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