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토큰증권(STO)의 경우 국회와 금융당국의 이견이 없어 최근 최우선 법제화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STO시장을 맞이하기 위해 시스템·플랫폼 개발 구축 등에 나섰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STO의 법제화가 기타 디지털자산에 비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STO는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하고, 이를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받아 거래할 수 있게 한 금융상품이다. 다른 가상자산들과 달리 실물자산 기반의 ‘안전한 디지털 혁신’이라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STO를 활용하면 빌딩이나 고가의 미술품도 1만원 단위로 나눠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임대 수익이나 매각 차익을 비례적으로 분배받을 수 있다. 디지털 기술로 소유권은 투명하게 기록되고 수익 분배는 자동화된다. 실물자산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상품이나 콘텐츠 지식재산권(IP)에도 적용할 수 있어 자본시장 전반을 재편할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홍콩 경영컨설팅회사 퀸란앤어소시에이츠는 2030년 세계 증권 거래금액의 42.9%를 STO가 차지하며 약 162조7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고, 삼일PwC경영연구원은 같은 해 우리나라의 STO 시장 시가총액이 3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국도 글로벌 ST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도화에 경쟁적으로 돌입한 상황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7년 STO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일본은 2020년 5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통해 STO를 정식 제도화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STO 법제화 흐름에 맞춰 준비에 나선 상태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30일 STO 전문 업체 바이셀스탠다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STO 사업화와 상품 기획 및 운영에 관한 전략적 협력 구축에 나섰다. 바이셀스탠다드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 초대 회장사로 국내 대표 STO 사업자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SK증권, 블록체인글로벌과 함께 STO 프로젝트인 ‘펄스’를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농협은행, 케이뱅크, 조각투자 업체 ‘펀블’ 등과 STO 비전 그룹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