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 2.1’ 리그 최악의 타격 생산력의 안치홍, 드디어 부진 탈출하나… 시즌 마수걸이포로 한화 5연승 견인

프로야구 한화의 내야수 안치홍의 통산 타율은 0.295로 3할에 육박한다. KIA 시절인 2018년에는 0.342의 고타율을 기록한 적도 있다. 여기에 신인이었던 2009년 14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필요할 땐 한방을 때려줄 수 있는 일발장타력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타격능력 덕분에 안치홍은 2024시즌을 마치고 한화와 4+2년 총액 72억원의 FA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한화로 옮긴 첫 해였던 2024년, 안치홍은 128경기를 뛰며 타율 0.300(473타수 142안타)에 OPS 0.797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안치홍은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안치홍의 시즌 타율은 0.160(94타수 15안타)에 불과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391. 리그 최악의 생산력을 보이는 타자였다. 주전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팀 타선에 민폐인 수준이었다.

 

그랬던 안치홍이 모처럼 ‘한 방’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안치홍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0-0으로 맞선 3회 이도윤의 내야 안타, 이원석의 볼넷 등으로 만들어진 2사 1·3루에서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의 초구 시속 130㎞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3점 홈런이었다. 올 시즌 안치홍의 마수걸이포였다.

 

안치홍의 홈런포로 0의 균형을 깬 한화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8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앞세워 6-0으로 이겼다. 최근 5연승을 거둔 한화는 42승 1무 27패를 기록하며 이날 NC에 2-6으로 패한 2위 LG(40승 2무 28패)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했다.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안치홍은 지난 14~15일 LG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쏘아올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이날 홈런포를 통해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시즌 타율은 여전히 0.163(98타수 16안타)에 불과하다. 홈런 덕분에 OPS는 0.426으로 4할대를 돌파했다. 장타율 0.426도 아쉬울 판에 출루율까지 합친 OPS가 0.426에 불과한 상황이다.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하다. 안치홍의 wRC+(조정 득점 창출력)는 2.1에 불과하다. wRC+는 100을 리그 평균으로 본다. 110이면 리그 평균에 비해 10%를 더 득점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wRC+이 2.1이라는 것은 리그 평균에 비해 98%나 더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리그 일정의 30% 이상을 출전한 선수 중에 안치홍의 wRC+ 2.1은 단연 최하위다. 바로 위가 10.9의 심우준(한화)다. 한화는 리그 최악의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는 주전급 선수 둘을 보유하고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과연 안치홍이 시즌 첫 홈런을 통해 타격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안치홍이 평균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이 강해질수록 한화가 선두를 지켜낼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