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3개월 아기가 30개 넘는 구슬 자석을 삼켜 대학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
19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23개월 남아를 키우는 보호자가 아이가 자석 장난감을 손에 쥔 채로 캑캑거리는 모습을 보고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아이의 복부 엑스레이(X-Ray)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소장 안쪽에 여러 개의 자석이 엉켜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엑스레이 사진에는 지름 5㎜가량의 자석들이 팔찌 모양을 이루거나 띠 모양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여러 개의 자석을 삼키면 자석이 장의 여러 부위를 동시에 압박하거나 서로 강하게 붙으면서 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장 천공이나 누공이 발생해 복통·발열·복막염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의료진은 자석들이 내부에서 서로 들러붙어 장기에 구멍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응급 수술을 실시했다. 실제 아이 몸에서도 장 내부에서 자석이 서로 끌어당기며 소장을 심하게 손상했고 장 누공이 발생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긴급 수술을 통해 자석을 무사히 제거할 수 있었다. 아기 뱃속에선 장난감용 구슬 모양 자석 33개가 나왔다. 수술을 집도한 소아외과 연희진 교수는 누공이 생긴 소장을 10㎝가량 절제하고 손상 부위를 봉합했다. 아이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 지난 17일 퇴원했다.
최근 5년간 14살 이하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킨 사고는 해마다 2000건 가까이 발생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에 따르면 2019∼2023년간 이물 삼킴·흡인 사고의 82.2%가 1~6세 소아에 집중되며, 이물의 절반 가까운 물체가 ‘완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희진 교수는 “대부분의 이물질은 자연스럽게 대변으로 배출되기도 하지만 자석·건전지·워터비즈·날카로운 물체 등은 장 손상이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삼킨 것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