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가구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가구를 넘어섰다. 사회 전체적으로 소득 양극화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1인가구 역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고령 인구 증가로 60세 이상 1인가구도 300만가구에 육박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인가구는 전년 대비 61만6000가구 늘어난 800만3000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로, 증가폭도 역대 최대치다.
1인 취업 가구 수는 510만가구로, 전년보다 42만5000가구 늘면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령별로 보면 1인 취업 가구는 30대(124만6000가구)가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119만 가구), 15∼29세(94만7000가구)가 그 뒤를 이었다. 1인가구 중 취업가구 비중으로는 30∼39세가 87.6%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1인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추세이지만 한국의 경우 제도적 요인이 소득 양극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인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가구 구조 변화”라며 “고령화와 성별 기대수명 격차, 결혼 연령 지연, 이혼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도 1인가구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김 교수는 “청년층들이 일자리 기회가 많은 도시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도시의 1인가구가 더 급증하고 있다”며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 다른 나라 대도시와 똑같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인가구 내 소득 양극화에 대해 김 교수는 “1인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소득 양극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소득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는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1990년대 초반 이후 극심하게 커진 ‘노동시장 이중화’ 때문”이라면서 “조세부담률과 사회지출 비율이 선진국 중 가장 낮아 2차 분배를 통한 양극화 완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