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에서 출격한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 편대가 지구 반대편 이란 핵시설을 정밀타격하면서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둔 미국의 무력투사 능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 기준으로 21일 오후 7시 50분(이란 시간 22일 오전 2시 50분)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약 30분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재감시위성사진 서비스(FIRMS)는 포르도 핵시설 인근에서 현저한 열-발생(heat-generating) 현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폭격기들은 이륙한계중량이 넘는 탄약을 적재하기 위해 최소한의 연료만 싣고 출발한 뒤 곧장 재급유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관련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반에 공개된 항공교통관제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급유기들의 호출명은 '나이트로'(Nitro)였고, '마이티'(Mytee)란 호출명을 쓰는 항공기의 재급유를 위해 이륙한 것으로 돼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미군에서 '마이티'는 최근 수년간 B-2와 B-1, B-52 등 대형 중(重)폭격기와 관련한 호출명으로 쓰여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해당 급유기들은 미국 B-2 폭격기 편대의 본거지로 유명한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 주변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귀환했다.
이러한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때린 미 공군 B-2 폭격기는 화이트먼 공군기지를 출발한 직후 한 차례 공중급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연료를 보충해 가며 대서양을 건넜던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이날 포르도 핵시설에만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B-2 한 대에 실리는 GBU-57가 두 발이라는 걸 고려하면 B-2 6대가 탑재한 폭탄 전량을 퍼부은 셈이다.
대당 가격이 5조3천억원이 넘어 미 공군도 20대밖에 운용하지 못하는 고가의 전략자산을 대거 투입할 수밖에 없었던 건 지하 80∼90m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할 무기가 제한적이어서다.
'핵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B61-11 등을 제외한 재래식 무기 가운데 포르도 핵시설에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건 GBU-57뿐이지만 무게가 13t에 달하는 까닭에 B-2 외엔 운용 가능한 군용기가 없다.
한편 GBU-57는 2011년 기준 조달가격이 한 발당 350만 달러(약 48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싼 편이지만, 개발에는 4억 달러(약 5천500억원) 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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