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저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놓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중국의 군사 및 정보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의 수출통제를 피해 첨단 반도체에 접근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AI 기업 중 하나로 급부상한 딥시크의 기술력이 미국산 기술에 의존했다는 미국 당국의 인식이 강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딥시크는 지난 1월 자사 AI 모델이 미국의 선도 기업들보다 저비용으로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성능을 낸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 관료는 로이터에 “딥시크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향후에도 계속해서 중국의 군사 및 정보 작전에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 본다”며 “단순히 딥시크 모델이 공개된 오픈소스를 통해 접근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딥시크가 동남아시아의 위장회사를 통해 수출통제를 피하고, 이 지역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미국산 칩에 원격으로 접근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이터는 딥시크가 수출 제한된 칩에 접근했는지를 미국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앞서 보도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딥시크는 H100이 아닌, 합법적으로 구매한 H800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H800은 미국의 수출 규제 때문에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주력인 H100S나 A100보다 사양이 낮다.
한편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 2월 딥시크에 엔비디아 칩을 공급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3명을 기소했다. 현지 언론은 해당 사건이 딥시크와 연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첨단 미국 칩을 원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미국 수출 규정상 허가 없이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반입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중국 기업이 제재 대상이 아니고 칩 제공자가 금지 용도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에는 비제한 국가의 데이터센터를 통한 원격 접근이 허용된다. 현재 딥시크는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딥시크의 군사 협력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