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7세 고시’라 불리는 극단적 조기 사교육 현상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다큐멘터리는 과열된 한국의 사교육 현상을 조명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유명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조바심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유명 학원에 성공적으로 ‘입학’하기 위해 ‘7세 고시’로 불리는 어려운 시험을 치르는 모습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 내모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경쟁이 늘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쟁을 통해 개인은 경쟁력을 갖추기도 한다. 한국 사회가 오늘날 이만큼의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그만큼 경쟁을 중시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쟁은 흔히 속도전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빨리빨리’ 여기까지 왔다. ‘빨리빨리’의 에토스가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상황에서 내 자녀의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 서비스의 적극적 활용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경쟁’ 중심의 교육은 여전히 강력한 유효성을 유지할까? 즉 내 아이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특히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의 눈부신 진화와 사회 변화의 가속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역량이 중요할까? 이러한 질문에는 여러 답이 있을 수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일 것이다. 일례로 세계경제포럼이 미래 사회의 교육 모형으로 제시한 바 있는 ‘교육 4.0’ 모형은 세계시민성 역량이나 대인관계 역량과 같은 사회적·관계적 역량들을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 등 다른 핵심 역량들과 대등한 위치에 두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