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규명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섰다. 채해병 특검 출범 후 이뤄진 첫 강제수사다. 김건희 특검팀(특검 민중기)은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정민영 채해병 특검보는 10일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및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등에서의 은폐·무마·회유·사건 조작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 불법 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며 “피의자들이 사용했던 국방부, 국가안보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자택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의 집무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3월 이 전 장관을 소환조사하며 그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았지만, 이 전 장관과 임·이 전 비서관에 대해 강제수사가 이뤄진 건 처음이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다는 게 골자다. 이는 경찰에 사건 이첩을 보류하는 등 대통령실과 국방부 차원의 ‘수사외압’으로 이어졌다고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임 전 비서관은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로, 이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한 인물로 각각 지목됐다.
특검팀은 순직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됐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 명단에서 빼내는 등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13일 오전 10시에는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과 웰바이오텍 대표를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오정희 김건희 특검보는 “삼부토건과 함께 폴란드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웰바이오텍도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