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비관한 일가족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전에선 60대와 30대 모자(母子)가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됐고, 경기 동탄에선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쯤 서구 관저동의 한 아파트에서 모자 관계인 60세 여성과 38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이날 순찰 중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시신이 부패한 냄새라고 판단해 강제로 문을 열어 집 방안에서 사망한 이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와 심하게 부패한 시신 상태 등을 미뤄볼 때 이들 모자가 지난달 중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모자가 외출하거나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검 결과 타살흔이나 저항흔도 없었다.
경기 동탄신도시에서도 일가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오전 10시20분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40대 A씨 부부와 초등학생·중학생 자녀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둘째가 다니는 초등학교 관계자로부터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기간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가정으로 출동해 경위를 확인하던 중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량에서 숨져 있는 A씨 등 4명을 발견했다. 단지 내 CCTV에는 일가족 4명이 함께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 시신에선 타살흔이나 저항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 상황을 비관한 내용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정황 등을 토대로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 동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A씨 등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