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 제조업 협력 강화 방침을 강조하며 다음달 1일로 재연장된 25% 상호관세 부과일을 두고 “20여일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차 우리나라를 직접 거론해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한다”며 “한국은 상당한 관세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 본부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주 방미 결과와 향후 협상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여 본부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대내적으로 협상체제를 확대, 일신하고 짧은 시간에도 미국 측 파트너와 실질적인 논의 진전을 봤지만 모든 이슈에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부터 본 게임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여일 시간이 우리에게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라며 “‘랜딩존’을 찾기 위해 주고받는 협상을 본격화할 때”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발언이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다음달 1일에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열어두고 있다. 여 본부장은 취임한 뒤 줄곧 한·미 협상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기회’라고 강조해 왔다.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및 품목관세는 우리에게 매우 불합리한 대우인 반면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은 ‘제로섬’ 협상을 양측이 모두 이득을 보는 ‘포지티브섬’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며 “실용주의적으로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서한을 보내고, 유럽연합(EU), 브라질 등에 상호관세율을 더 높인 뒤로도 연일 관세 압박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EU는 그들 나라를 개방하고 싶어 한다”며 “일본은 시장을 개방하는 정도가 훨씬 덜 하지만 그들 모두 자기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급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다치바나 게이이치로 관방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속해서 일본과 미국 간 협의를 지속해 국익을 지키면서 쌍방의 이익이 되는 합의의 가능성을 정력적으로 찾아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부와 여당이 미국 측에 양보하는 안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