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은 냉전 시대의 첫 총성을 쏘았다고 볼 수 있죠. 미국과 한국, 일본이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냉전의 역학과 유사합니다. 젊은 세대가 역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과거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면 현재 상황을 보다 정확한 시각으로 이해하게 될 겁니다.”
역사학자 출신의 윌리엄 윈십 감독이 14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을 다룬 다큐멘터리 ‘대한제국의 진화’에 담으려는 ‘사명’(mission)이다. 한국과 한·미동맹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젊은 세대가 현재의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이 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1960년대 주한미군 복무 경험을 담은 자서전 ‘카낸데이구아에서 온 편지: 1960년대 후반의 기억’을 저술하기도 한 경험이 이런 인식으로 이어졌다.
그는 ‘대한제국의 진화’라는 제목에 대해 “19세기 말 한국 주변의 열강들인 중국, 러시아, 일본이 한반도를 차지하려고 다투던 중요한 순간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한국을 보면 당시 중화권으로부터 한국의 독립과 주권을 선언했던 고종의 꿈, 즉 한국의 주권과 독립, 아시아에서의 지도력이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하몬드 감독, 윈십 감독의 요청을 받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에 자문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방위비 부담을 늘릴 것을 요구하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의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동맹, 방위비 분담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미군 주둔을 위한 상당한 금액을 한미방위비분담협정(SMA) 아래에서 지불하고 있고 가장 현대적인 미국 군사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건설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며 “다른 동맹국에서 이런 일을 한 예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선 “전환은 조건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는 합의가 이미 수년간 이뤄진 바 있으며 이 조건들은 동맹 문서에 명시돼 있다”며 “한국의 안보 및 방어를 보정하기 위해 명시된 조건들이 충족될 때만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