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의 대부분은 하루하루를 정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실상에 대해 관계 당국과 우리 사회가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필자가 보기엔 이를 마치 강 건너 불로만 여기고 있는 것 같아 여간 안타깝지 않다.
우리가 알거니와 디지털 기기 사용이 미숙한 노인의 상당수는 휴대전화와 키오스크(무인 주문기)의 확산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숱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속버스나 열차, 항공기표 예매는 차치하고 커피 한 잔, 햄버거 한 개, 식사 한 끼 사 먹는 것도 노인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이들을 위해 컴퓨터, 휴대전화, 키오스크 교육을 하는 곳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 교육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이가 의외로 많다. 게다가 노인의 디지털 수준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같은 노인이라 할지라도 휴대전화로 송금하고,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이가 있는가 하면, 아직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바꿀 줄도, 진동으로 바꾼 것을 다시 되돌릴 줄도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필자가 전국을 다니며 노인대학 강의를 하다 보면 강의 시간에 휴대전화 벨이 최소한 두세 번, 많을 때는 네다섯 번씩 울리기도 한다. 그래서 강의 흐름이 끊기고, 전화벨이 울린 사람은 동료들에게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노인들의 고충을 해결할 방안으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관계 당국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교육을 현재보다 더 촘촘한 계획을 수립·강화·실행해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디지털 교육이 왜 필요한지, 어디에 가면 배울 수 있는지 등등. 주지(周知)의 사실이듯 현재의 고령층(60~80대)은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만든 주역이다. 따라서 우리는 절대 이들의 노고를 잊어서 안 되며, 또한 이들이 현재 받는 고충을 절대 외면해서도 안 된다.
배연일 전 포항대 교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