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문한 충남 천안 SK렌터카의 오토옥션(차 경매장)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띵’, ‘딩동댕’ 소리만 연속적으로 울리고 있었다. ‘띵’은 입찰할 때 5만원씩 가격이 올라가면서 나는 소리, ‘딩동댕’은 낙찰 효과음이었다. 경매에 나온 기아 쏘렌토는 1600만원대부터 시작해 순식간에 가격이 올라가더니 1720만원에 낙찰됐다. 수 초 만에 낙찰이 이뤄지고 새로운 차량이 쏟아져나왔다.
SK렌터카 관계자는 “직접 경매장에 오지 않고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경매 1회당 약 700대가 출품돼 70%가량이 낙찰된다”고 설명했다.
렌터카 업계가 중고차 경매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흥국 중심으로 중고차 수요가 늘어나며 과거보다 위상이 높아진 국산 브랜드의 중고차 거래가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브랜드의 중고차 수출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고차 수출액은 24억8489만달러(약 3조456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9% 급증했다. 한국차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며 리비아 등 신흥국의 중고차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서방 신차 공급이 막힌 러시아에 재수출하기 위한 키르기스스탄 등 주변국의 수요도 늘었다.
렌터카 업체는 중고차로 판매할 수 있는 자체 물량을 가진 것이 강점이다. 앞서 경매사업을 통해 기업 간 중고차 거래를 해온 롯데렌탈은 최근 직접 소비자에게 중고차를 판매하는 ‘T카’ 사업도 시작했다. SK렌터카는 인가 대수 기준 약 20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3∼6년 경과한 선호 차량을 오토옥션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 SK렌터카 대표는 “당분간 경매 출품 차량은 SK렌터카의 반납차가 다수일 것”이라며 “경매장이 안착하면 외부 물량 매입해서 출품하는 것도 10∼20%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