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 적 즐겨 먹던 간식, 인디언밥. 고소한 옥수수 뻥튀기 맛에 이름도 재미있었지만, 사실 이 과자는 진짜로 인디언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음식이다.
인디언, 정확히는 아메리카 원주민은 한때 미 대륙을 지배하던 민족이었다. 대륙 탐험에 나선 콜럼버스가 인도에 도착한 것으로 착각하면서 ‘인디언’이라는 명칭이 생겼고, 이후 식민지화와 서부 개척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유산은 지금도 미국 문화 깊숙이 살아 있다. 그 대표적인 선물이 바로 옥수수다.
1620년, 플리머스 식민지에 도착한 청교도들이 극심한 환경 속에서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때, 왐파노아그족 인디언들이 옥수수와 재배법을 전수해 주었다. 이를 계기로 추수감사절이라는 전통도 시작되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옥수수만을 주식으로 삼으면 니아신 결핍으로 펠라그라라는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알고 있었던 인디언들은 콩이나 감자, 육류와 함께 옥수수를 섭취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했다.
팝콘 또한 인디언 문화의 유산이다. 추수감사절에 인디언들이 선물한 튀긴 옥수수가 그 기원이며, 옥수수 속 수분이 열을 받아 팽창하며 팝콘이 되는 원리는 지금도 그대로다.
우리가 즐기는 맥주, 위스키, 시리얼, 팝콘, 인디언밥까지 이 모든 것엔 아메리카 인디언이 남긴 옥수수 문화의 흔적이 담겨 있다. 인디언밥은 단순한 과자가 아니라, 잊히지 않는 역사이자 문화였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넷플릭스 백스피릿의 통합자문역할도 맡았으며,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에는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