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건설투자 감소로 장기 침체 국면을 맞이한 건설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가 급감하며 고용시장에서의 위기감이 커졌고, 건설산업 악화가 국내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구조적 전환기에 직면한 건설업이 되살아나기 위해선 단기 처방에 머무르지 않고 중장기적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2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투자는 290조2000억원(잠정치)으로, 2020년(313조원) 이후 4년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연간 건설투자 규모가 4년째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연속(2010년∼2012년)으로 건설투자가 줄었던 때보다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당초 한은의 국민계정 잠정치에서 2023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었으나, 지난달 발표된 확정치를 통해 최종적으로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처음으로 4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건산연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월간·분기 단위의 표본조사 기반으로 작성되는 속보치 및 잠정치가 갖는 통계적 한계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건설 일자리 감소가 발생하는 가운데 지역별로 편차가 존재하나 충청권과 경기지역을 제외한 지역의 일자리 감소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건설업의 장기 침체는 고용 감소와 더불어 내수 위축 등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시장에선 지지부진한 건설업이 국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캐슬린 오 이코노미스트는 ‘만성적인 건설 과제’ 보고서에서 “성장에 발목을 잡은 보다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국내 건설부문”이라며 “이 부문의 둔화는 만성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등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에 상황이 다소 나아질 가능성은 있으나, 건설업이 구조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시스템·상품 등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대전환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미래 지향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