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X PLAS 아시아 아트 페어’ 나흘 여정 마무리

“All for happy !!!” - 모두는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변치 않는 아름다움 추구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인니 등의 60여 갤러리 참여
‘STUDY X PLAS 아시아 아트 페어’ 나흘 여정 마무리

캐러멜, 사탕, 아몬드, 우유, 인형, 장난감, ··· 그리고 직접 초컬릿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요리 도구들이 갖춰져 있다. 나무 판자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작은 집 안 풍경이다. 성인 한 사람 겨우 들어갈 크기지만 이 집에서는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만져보며 혼자만의 동심여행을 떠날 수 있다. 심지어 배치된 초컬릿이나 사탕을 먹어도 된다.

 

일본 오키나와 출신 작가 아리카와 코헤이의 작품 ‘My place is your place too’(마이 플레이스 이즈 유어 플레이스 투)이다. 평면 작품부터 입체, 건축, 공간 연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누구나 아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작가는 어린 시절 경험을 살려 “행복은 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All for happy !!!’(모든 것은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를 주제로 내세우는 이유다.

‘All for happy !!!’를 외치는 아리카와 코헤이가 자신의 작품 ‘My place is your place too’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소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관객을 지켜보는 미소녀 ‘벼리’(별, Byuli). 어른이 되길 거부한 벼리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중도(中道)의 기묘한 귀여움을 품고 있다. 희노애락 등 아이에게는 없는 복잡한 감정까지 담고 있는 표정이다. 작가 비비조(조혜윤)가 만들어낸 캐릭터다.

 

“벼리는 작은 몸뚱아리를 가졌지만, 천만근 무거운 일상을 겨우 살아내는 우리를 위로해 줍니다. 장난치듯 때로는 짓궂게 그렇게 여러 방식으로 다독거려 주는 겁니다. ··· 모두가 세상을 동심 가득 찬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길 바랍니다. 꿈과 사랑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힘겨운 나날들을 마주했을 때도 거뜬히 버티고 나가는 힘을 전하고 있어요.”

 

작가 비비조(조혜윤)가 만들어낸 미소녀 ‘벼리’(별, Byuli)는 천만근 무거운 일상을 겨우 살아내는 우리를 위로해준다.

일본 오사카국제컨벤션센터(그랜드큐브 오사카)에서 열린 ‘STUDY X PLAS 아시아 아트 페어’ 출품작 가운데 능히 인기몰이를 해낸 작품들이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6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페어가 23일, 나흘간의 전시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인도네시아 SBS스튜디오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낸 사치요 사카키바라는 전통과 현대 양식를 세련되게 버무린 문양으로 승부를 걸었다. 마야나 잉카의 문양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작품은 천에 무늬를 그려 염료에 담근 후 납을 제거해 그 부분만 백색으로 남기는 납결방식을 썼다. 최근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유행한다. 기쁨과 슬픔 등 모든 것을 관장하는 머릿 속 사고 회로에서 착안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일종의 ‘일기’처럼 생각하면 쉽다고 부연한다. 

 

사치요 사카키바라가 자신의 작품에 쓰인 문양과 이를 만드는 납결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통산수화를 현대 시각으로 재해석한 정희진의 작품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전통산수화를 현대 시각으로 재해석한 정희진의 작품도 분위기를 거들고 나섰다. ‘영원’이라는 추상 개념을 태양, 산, 물결 등의 영속적인 존재를 통해 투영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변치 않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는 산은 단단하고 커다란 마음을 갖고자 하는 작가의 다짐이자 평화로운 내면을 보여준다. 물줄기는 순환과 무한을 상징한다. 1000년을 간다는 한지에 먹으로 그렸다.  

 

신준원 ‘STUDY X PLAS 아시아 아트 페어’ 대표는 “이제 아시아의 미술을 더 깊이 탐구하고 더 널리 알려야 할 때”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의 갤러리까지 참여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