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난 문제만큼은 문명국가라면 반드시 해결해 줘야 하는 것”이라면서 “빈곤 퇴치는 못사는 사람을 도와주는 구제가 아니라 사회안전망 확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모두가 재벌처럼 살 수 없고 살아서도 안 된다”며 “오히려 검소한 삶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식을 낳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낳고, 부모를 모시고 싶어도 돈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이처럼 기본적인 삶의 요건을 돈 때문에 포기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그런 철학에서 안 소장은 홍길동은행과 꿈수저장학금을 만들었다.
홍길동은행을 만든 결정적 계기는 ‘소액생계비대출’이었다. 2023년 3월 서민금융진흥원은 취약계층이 급전을 구하기 위해 불법사금융으로 빠지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로 소액생계비대출을 도입했다.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저신용 저소득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즉시 빌려주는 제도다.
안 소장은 “기본금리가 연 15.9%에 달할 정도로 높은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받아 간다더라”며 “적은 금액을 고리대로 빌려주는데도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건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비였지만 무상으로 10만원이라도 주자는 마음으로 안 소장을 비롯한 민생경제연구소 임원진이 돈을 모았다. 지난해 4월 시작된 홍길동은행은 별도 조건 없이 사연만으로 선정해 인당 10만원을 무상 지원한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안 소장은 기부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500만 클럽’을 만드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꿈수저장학금과 홍길동은행 재원 마련에 500만원 이상 기부한 이들의 모임이다. 안 소장은 “지자체에서 뜻있는 사람들만 모아주면 ‘홍길동은행 240개 시·군·구 지부’를 만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는 “가난 퇴치 전략은 이것 만으론 안 된다”고 했다. 안 소장은 “결국 서민·중산층을 두텁게 하려면 생활비가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 주거, 의료, 통신, 이자, 교통비를 줄이는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사치나 취미 비용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으로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생활에 꼭 필요한 비용을 줄여주면 월 소득이 늘고 중산층이 두터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안 소장은 “중산층이 늘어야 내수가 살아나고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여전히 ‘10만∼20만원이 없어 굶는다’는 사람들, ‘손주에게 먹일 게 없어 훔쳤다’는 비참한 범죄가 잇따른다”고 호소했다. 그는 “절망에 처한 사회구성원이 늘어나면 범죄도, 극단적 상황도 늘어난다”며 “그런 사회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안전하고 통합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빈곤 퇴치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