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약 10조3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9조3456억원)보다 9798억원(10.5%) 불어났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함께 늘면서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는 하나, 은행이 이자 장사에 몰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시중금리 하락기에 가계 부채와 집값 문제 등을 내세워 대출금리 인상을 주도했던 은행들이 아닌가.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국내 은행들은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워 왔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은 이자로만 무려 42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의 작년 영업이익(32조7000억원)보다 9조원 이상 많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이 웃는 사이 내수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팍팍해진 가계 살림으로 1분기 개인 신용카드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약 8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내달 1일로 예정된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될 경우 그 여파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가계나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 뻔하다. 은행이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가계와 소상공인의 고통 완화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