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를 노린 이른바 ‘휴대전화깡’으로 금전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범행에 노출된 명의자 중에는 20∼30대 청년층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세대가 불법사금융에 노출된 실태도 드러났다. 휴대전화깡을 단순 거래로 여긴 이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추가 범행에 연루될 위험에 노출됐지만 정부 차원의 예방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0일 휴대전화깡 범죄 조직원 184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A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범행 대상이 된 명의자는 1057명이며, 이들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는 총 1486대에 달했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명의자 중 20∼30대가 813명으로 76.9%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전화깡이라 불리는 ‘내구제대출’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개통 후 사용하지 않은 채 브로커에게 넘겨 현금을 받는 불법사금융이다. 급전이 필요하지만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
원칙적으로는 돈을 받고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처벌 대상이지만, 동시에 범행의 피해자란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들은 실제 개통한 휴대전화 기기값과 통신 요금, 위약금, 소액결제 등의 비용을 부담하게 되면서 당초 받은 현금보다 수십배의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차원에서는 휴대전화깡에 대한 대출 실태조사나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유일한 통계는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내구제대출 상담신고 건수인데, 2023년 106건, 지난해 135건에 불과하다.
나중에야 처벌 대상이란 걸 알고 본인이 처벌받는 게 두려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당국의 세밀한 관찰과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