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손흥민, 토트넘과 10년 동행 마침표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손흥민(33)이 지난 10년간 몸담았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다. 2015년 8월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EPL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 리그 득점왕에 오르고, 2024~2025시즌엔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9년 번리전에서 전설적인 70m 단독 드리블 골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푸스카스상을 타는 등 EPL에 남긴 족적이 눈부시다.

손흥민의 토트넘 커리어는 특히 많은 러브콜에도 10년이나 동행을 이어왔다는 데 의미가 크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데다 거리를 가리지 않는 슈팅 능력,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춰 유럽 빅클럽으로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늘 토트넘과 재계약을 택했다. ‘환상의 콤비’ 해리 케인이 ‘우승 타이틀’을 얻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것과 달랐다. 늘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나서야 “나도 이제 토트넘의 전설이 됐다”고 할 만큼 시종일관 겸손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헤어질 결심’을 밝히자 EPL 사무국은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은 리그 역사상 아시아 선수 중 최다 출장, 최다 득점, 최다 도움 기록을 가진 선수다.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보다 많은 경기를 뛴 이는 없다”고 평가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영국 BBC도 “손흥민은 록스타 같은 존재였다.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내며 수많은 트로피와 개인 수상을 일궈냈다.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 양쪽에서 모두 기억될 레전드”라고 찬사를 보냈다.

유럽·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전 세계 리그에서 손흥민에게 수천만달러를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차기 행선지로는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 FC가 유력하다.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인 손흥민은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