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전당대회(전대)에서 박찬대 후보를 누르고 승기를 잡은 데는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박 후보는 현역 의원과 대의원의 지지를 업고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높은 당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득표율 36.56%(42만847표)를 얻었다. 18.44%(21만2195표)를 기록한 박 후보를 두 자릿수 포인트 차로 따돌린 것이다. 반면 대의원 투표에선 박 후보가 7.96%(6951표)를 얻어 7.04%(6142표)를 기록한 정 후보를 소폭 앞섰다.
이번 전대는 대의원과 당원이 현역 의원의 하부조직처럼 움직이던 기존 민주당 질서가 당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역위원장을 겸한 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던 관행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권향엽 의원을 통해 첫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당대표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에는 각각 한민수 의원과 김영환 의원이 임명됐다. 당 대변인은 권 의원이 맡는다. 세 사람 모두 초선 의원이자 친명(친이재명)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기자 출신인 한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장 공보수석직을 사퇴한 뒤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당 대변인을 맡았다. 경기도의원 출신인 김 의원은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권 의원은 20대 대선 캠프에서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냈다.
정 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서 사임한 뒤 대표발의한 법안들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의원들이 추가 당직 인선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대표는 법사위원장 사임 이후 법안 6건을 발의했다. 6번 모두 공동 발의로 참여한 의원은 김윤·이성윤 의원이다. 5번 참여한 이로는 문정복·장경태 의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