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부터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해 비자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중국인 방한이 늘어날 경우 침체된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관광업계는 관광객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올 9월29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대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정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해왔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외국인의 입국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우대심사대(패스트트랙) 혜택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국제회의 등 행사 참가를 위해 방한하는 주요 외국인 대상으로 입국심사 간소화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인데, 정부는 우대심사대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행사 참가자 기준을 기존 500명 이상에서 300명 이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또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지정 기준에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도 추가해 관련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부진에 빠진 면세점 업계는 과거 주요 수입원이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면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단체관광객 방문 증가로 이어져 관광산업 회복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현지 사무소·여행사와 협력해 단체 유치를 활성화하고, 맞춤형 쇼핑 인프라 구축 및 프로모션 강화 등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정책으로 기업 포상·위로 목적의 인센티브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면 수익성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비즈니스 목적 단체 관광 객단가는 일반 관광보다 3∼4배 이상 높다. 신세계면세점은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 하반기 1만명 이상 추가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항공업계도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방한을 계기로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수요증가에 대응하고 양국 여행객의 이동 편의를 위해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의 단체 방문으로 일대가 혼란스러워질까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 서울 용산구 사옥 인근은 외국인 방문객들에겐 반드시 들러야 할 ‘성지’로 꼽힌다. 사옥 앞에선 ‘인증샷’을 촬영하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출퇴근하는 길에 하이브 사옥이 있는데 외국인을 태운 관광버스들로 1개 차로가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교통혼잡이 자주 벌어진다”라 “관광객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지만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20대 박모씨도 “하이브 사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카페를 오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 중에 관광객이 많아 시끄럽다며 나가는 일도 종종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