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유례없는 속도로 ‘근로감독관 증원’에 착수한 가운데 단순 증원으로는 현 제도의 미비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 교육 내실화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향후 추진하는 근로감독관 관련 제도 개편은 크게 두 축으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는 지자체에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의 일종인 근로감독 권한을 일부 위임하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일 때와 의원 시절부터 주장해 온 안이다. 지난해 8월 22대 국회에서 이 대통령이 의원 자격으로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등 지자체장이 고용부 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지방근로감독관을 두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 번째는 전문성 확충이다. 현재 근로감독관들이 대부분 업무를 임금체불 사건에 매몰해 예방 기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더욱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과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단계적 적용 등이 예상돼 감독의 난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증원 필요” VS “인원 문제 아냐”
◆韓 3개월, 佛은 최대 18개월 교육
고용부는 내부적으로 근로감독관의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당분간 순환 배치를 하지 않고 계속 근무를 하게 하는 등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방안 개선 등을 중심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교육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근로감독관은 12주에 걸친 집체교육을 받고 투입된다. 올해 7년 차 근로감독관인 이모(43)씨는 이 기간이 너무 짧다며 “사건 송치 건수를 보면 경찰청 다음으로 고용부 근로감독관의 송치 건수가 높은데 그에 준하는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전담으로 사용하는 연수원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고용부 산하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이 있지만 외부에서도 쓸 수 있어 전용 연수원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집체교육 뒤 2∼3개월은 현장 교육이 이루어지는데 현장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단순히 교육 기간을 늘리기보다 전문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순환 배치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신임 근로감독관은 최소 12개월, 최대 18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일본은 노동기준감독관이 별도 채용돼 일반 공무원과 다른 진급 과정을 밟는다. 한국은 2018년부터 고용부 공무원만 별도로 채용하는 고용 직렬을 신설했으나 여기에는 실업급여 업무 등을 맡는 고용센터 발령 인원도 포함된다. 윤 연구위원은 “근로감독관만 따로 채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 등 면에서 기업의 정서적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대안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근로감독 시스템 강화, 근로감독관 경력단계별 교육 차별화, 임금체불 전담기구 설치 등도 함께 거론된다. 특히 임금체불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역대 최대액을 경신할 전망이어서 임금체불 신고 사건 처리 절차 개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용부도 임금체불 관련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노동법학회는 2022년 12월 발간한 ‘근로감독 행정 전문성 제고 방안 연구’에서 “임금체불에서 자율청산을 우선하는 것이 업무 부담을 가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체불 신고 사건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와 기소에 집중하고, 엄격한 법 집행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