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해저케이블 제재… 韓 ‘반사이익’ 보나

FCC, 보안 등 이유 규제 채택

중국산 제품 자국사업 참여 제한
통신용 이어 전력용 확산 가능성
유럽 뒤이어 美시장 성장세 전망
LS전선 등 현지 공장 구축 가속

미국 정부가 중국산 통신용 해저케이블이 미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전력용 해저케이블 시장까지 해당 규정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전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0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과 같은 전략적 경쟁국의 해저케이블 사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규제를 채택했다”며 “중국 등 전략적 경쟁국들의 사이버·물리 보안 위협을 이유로 해저케이블을 수리·유지할 때 미국산 선박이나 신뢰받는 해외 기술의 사용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FCC가 채택한 규제는 통신용 해저케이블만 대상으로 하나 업계에서는 안보를 이유로 미국 내 다른 인프라까지 이번 규제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통신용 케이블보다 수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인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용 해저케이블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통신용 케이블 규제는 결국 전력용 케이블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다는 점은 한국 업체들에 기회”라고 전망했다.

해상풍력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 노후화한 전력망의 현대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과 전선시장은 성장성이 크다. 전력용 해저케이블 최대 수요처인 유럽 외에 미국도 중장기적으로 확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15GW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승인됐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데이터센터 증설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LS전선 자회사 LS그린링크는 지난 4월 미국 버지니아주에 6억81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는 해저케이블 제조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미국에 생산법인이 없는 대한전선은 향후 현지 공장 설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고속도로’ 등 전력망 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서해·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HVDC 송전망을 구축하는 이번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국내에서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양사는 수년간 특허 분쟁을 벌이다 지난 4월 LS전선의 승리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는 등 갈등 관계를 이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화 전략은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 강화, 공급망 안정성과 비용 절감 등에서 이점이 있다”며 “미국에서 유럽으로 케이블을 운송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유럽 수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