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 부담으로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생필품 전반에서 물가 상승세가 점쳐진다.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도 동시에 확산 중이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는 트럼프 관세 전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연평균 약 2400달러(약 334만원)의 추가 지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 품목별 예상되는 가격 인상률은 신발·가방 39%, 의류 37%, 식품 3%, 농산물 7% 등이다.
WP는 “미국인들은 몇 달 전보다 가전제품, 장난감, 신발 등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고 새로운 고율 관세 조치가 발효되면서 더 많은 품목에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마치 외국에 부과하는 세금처럼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수입업체가 이 세금을 부담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그 부담은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고자 외국 제품에 장벽을 세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미국 일반 소비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인상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고용 축소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예일대는 새로운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18.4%에 달해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를 약 1.8%포인트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소비가 위축된다면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0.5%포인트 낮춰질 전망이다. 노동시장에서도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는 등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WP는 “현재까지는 일부 품목에만 국한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기업의 지출, 고용, 투자 모두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도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