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상 최고 마무리투수를 꼽으라면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한국 427, 미국 42, 일본 80)에 빛나는 ‘끝판대장’ 오승환(43)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선동열, 구대성, 임창용 등 오승환보다 앞선 시대를 풍미한 투수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선발로도 활약한 적이 있어 순수 마무리투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올 시즌을 끝으로 오승환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지만, 끝판대장 자리를 물려받을 후계자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오히려 2025 KBO리그가 18일 기준 팀당 정규리그 29~36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마무리투수들의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구위가 떨어져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가 하면 불을 질러 역전패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각 팀 마무리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요동칠 전망이다.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가 최근 LG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것도 마무리 김서현의 부진 탓이 크다. 3년 차인 올 시즌 처음 마무리 중책을 맡은 김서현은 전반기에 1승1패 2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의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11경기에서 10.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0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8.71에 달한다. 김서현이 남은 기간에 반등하지 못하면 한화의 선두 탈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세이브로 이 부문 1위인 KT 박영현도 평균자책점 3.21에 블론 세이브가 5개여서 안정적인 마무리와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시즌 고졸 신인임에도 중반부터 마무리 중책을 맡아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두산 김택연 역시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인 올해는 위력이 떨어졌다. 지난해 2.08이었던 평균자책점은 3.83까지 치솟았고, 블론 세이브는 8개에 달한다.
안정감만 놓고 보면 SSG 조병현이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를 맡은 조병현의 기록은 5승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8. 세이브 순위는 6위에 불과하지만 10개 구단 마무리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지난 15일 LG전에서 3-2로 앞선 8회 2사 1, 2루에 등판했다가 박동원에게 역전 3점포를 맞고 시즌 2호 블론 세이브를 범했지만 10개 구단 주전 마무리 중 블론 세이브 갯수가 가장 적다.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SSG가 4위에 올라 있는 건 마무리 전향 첫 시즌을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는 조병현의 활약이 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