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년 반을 치열하게 싸워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첫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나서면서 우여곡절 속에 그의 평화 중재 외교가 일단 진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만만하게 여긴 듯 취임 첫날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가 결국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수개월간 양쪽을 설득하고 압박한 결과가 드디어 결실을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특히 핵심 쟁점인 우크라이나 영토 재조정 문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건 젤렌스키 대통령이 향후 3자 회담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며 따라서 이날 확대 회담에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의 설명대로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방안에 동의하더라도 영토 재조정을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타협점을 찾지 못할 수가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점령지를 표시한 우크라이나 지도를 두고 대화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따뜻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영토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이 평화에 합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성공적으로 끌어낼 경우 그가 지난 1월 취임 후 자랑해온 중재 외교 중 최대 성과로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SNS 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외교가 실패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하면서 "난 6개월간 6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그중 하나는 핵 참사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오랜 앙숙 관계였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정상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양국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합의하는 공동 선언에 서명하게 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이란을 압박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중재보다는 미군의 폭격으로 강제한 휴전에 가깝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아 전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캄보디아-태국, 인도-파키스탄, 이집트-에티오피아, 르완다-민주콩고 간의 분쟁을 중재했다.
이들 분쟁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역할을 했는지와 평화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부 자기 공으로 돌렸다.
일부 국가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크다면서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언론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이유 중 하나로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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