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특검법’까지 몰아치는 민주… 尹거부권법 마무리 후 9월 처리

당초 25일 법사위 개정안 상정 보류
“졸속 처리 보단 충분히 검토” 결론
정청래 “3대 개혁도 한달 내에 성과”
與 정국 주도권 동력 이어가기 포석

더불어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더 센 특검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3대(검찰·사법·언론) 개혁 법안 처리도 추진한다. 방송3법·상법·노란봉투법 등 윤석열정부의 거부권 행사 법안 처리가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가면서 9월부터는 특검 개정안과 3대 개혁안 등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계속 이어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개정안 내용과 처리 시점을 논의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은 3대 특검의 수사 범위, 기간, 인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사 대상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 의혹 등으로 넓히고, 수사 범위를 국외 도피 피의자도 포함하는 식이다. 특검이 수사를 진행할수록 숨겨져 있던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 특검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상정·심사한 뒤 27일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27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고 다음 달 1일 정기국회가 개의될 예정”이라며 “개정안이 언제 상정될지 등은 원내 지도부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쟁점 법안만 처리하기로 서로 합의된 상태인데, 갑자기 특검법을 개정해야 된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며 반대했다.

 

당내 논의 끝에 민주당은 개정안을 다음달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기보다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법안에 부족한 점이 있고, 아직 특검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특검 활동을 지켜보며 9월에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가 보류됨에 따라 법사위 전체회의 심사도 연기됐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3대 개혁 처리도 시도할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총에서 “9월25일에 (검찰개혁을) 처리할 예정”이라며 “언론개혁·사법개혁 특위원장님들께 언론개혁·사법개혁도 법안이 마련되는 대로 가급적이면 9월25일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검찰청 해체 법안을 추석 전 입법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언론개혁과 사법개혁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된 것은 된 대로 미진한 것은 그 이후에 하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토대로 입법을 몰아치는 모습이다. 국회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민주당 주도로 양곡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을 처리한 데 이어 25일 본회의에서는 2차 상법 개정안을 가결할 예정이다.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개혁입법안 처리는 완료된다. 이후에도 민주당이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전임 정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0월부터는 국정감사가 시작되므로 그 전에 처리해야 하는 법안은 모두 통과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입법을 막을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당분간 민주당 주도 정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