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 회담 일정으로 미국보다 먼저 일본을 방문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우호적 관계를 형성,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의 추동력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도쿄에 차려진 프레스센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순방 일정에 대해 “일본과 미국을 연계 방문함으로써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시현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동안 한·일 양국 관계가 좋지 않으면 미국의 주도하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주도해서 일본을 방문하고, 미국을 이어 방문하는 모양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위 실장은 “일본 측은 이에 대해서 ‘(이재명정부가)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전략관을 알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안보 분야 전반에서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적극 활용하고, 한·미·일 공조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견제하는 전략을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한국이 먼저 나서 한·일 관계 강화에 나서는 모습을 통해 미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한·미 통상 협상에 한·일 정상회담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미·일 협력의 차원에서 보면 미국이 중시하는 과제이기도 한데 한·일이 과거로부터 유래되는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협력을 향해서 나아간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큰 틀에서 봐서 긍정적인 요소가 훨씬 많을 것이고, 또 한·일이 당면한 현안에 있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경험을 공유하고 잘 대처해 나가려고 협의하는 것이 (미국에) 무슨 부정적인 의미를 줄 가능성은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그것을 부정적으로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위 실장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 조언을 했느냐는 질문에 “조언을 꼭 했다기보다는 본인의 경험을 소개하신 정도”라면서도 “그런 경험들은 유용하다”고도 말했다.
한·일 정상도 이 대통령이 미국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후 이시바 총리와의 공동언론발표에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래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 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은 것은 제가 최초라고 한다”며 “이 정도로 우리가 한·일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도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회담 방문지로 일본을 택한 것을 언급하며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올해 그와 같은 역사적 방문으로서 이 대통령을 모시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