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숙청·혁명 같은 상황”…李 설명 듣고 “오해라고 확신”

“저는 오해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에서 벌어진 교회 압수수색,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정보 당국으로부터 (한국에서) 교회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건에 대해 나중에 (별도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0분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Purge or Revolution)이 일어난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며 “나는 오늘 백악관에서 (한국의) 새 대통령을 만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전 올린 SNS 게시글.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의 이 같은 반응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약 3시간여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가 최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처음 나타낸 반응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폭탄 발언에 백악관 주변은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고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압수수색’ 및 ‘미군기지 정보 수집’ 발언은 최근 한국 내 특검 수사 상황을 거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순직해병 특검팀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상계엄 내란ㆍ외환의혹 특검팀은 한국 공군과 미군이 함께 운영하는 오산 공군기지 내 중앙방공통제소를 압수수색했었다.

 

당초 12시 15분에 열릴 예정이었던 정상회담은 약 25분 지연돼 12시 40분쯤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갖는 해외 정상과의 회담 도중 회담의 의미와 성격에 대한 모두발언 이후 취재진과 즉석에서 문답을 주고 받는데, 교회 및 오산기지 압수수색에 대한 얘기는 이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잠시 후 얘기할 것”이라며 “만약 사실이라면 매우 나쁜 일일 것이다. 내게는 한국답지 않은 일로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비공개로 전환, 캐비닛룸에서 확대 회담을 가진 뒤 업무오찬까지 이어지면서 오후 3시 1분까지 총 2시간 20분가량 회담이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업무오찬까지 합친 양 정상의 회담이 총 2시간가량 열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0분가량 길었던 셈이다.

 

3시 14분쯤부터 배석자들이 차례대로 퇴장했고, 이 대통령은 3시 18분께 백악관을 나섰다. 도착했을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배웅하지는 않았다.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통상 분야의 안정화, 동맹 관계의 현대화, 새로운 영역의 협력 방안 개척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달 타결한 관세 협상과 관련해 대미 투자 3천500억 달러의 세부 내용 및 추가 투자 규모, 농축산물 개방 여부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동맹 관계 현대화와 관련해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국방비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한미 원전 협력 강화와 그 연장선에 있는 원자력협정의 개정 여부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