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는 북미대화 구상이 여러 번 거론돼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도 만나달라"고 제안하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시점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던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의 재현이 될 수 있기에 국제 문제 해결을 통한 성과 쌓기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물론 북한은 지금까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외면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한국은 물론 북한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과도 대화할 가치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한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은 지난달 담화에서 "조미(북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다"라며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대화가 불가함을 공언했다.
다만 김여정은 "나는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토를 달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여정의 위 발언을 거론하며 "(미측의 제안 등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보였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북미 대화가 남북 접촉과 별개로 먼저 이뤄져도 좋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가능하기만 하다면 APEC을 계기로 하는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정상회담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렇게 하려면 누군가 그 작업을 위한 단초를 열어야 하는데 현재 국면을 냉정히 보면 남북보다 미북 쪽에 그런 가능성이 더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APEC 회의가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아직 제안 단계고 구상 단계의 초기라고 할 수 있다"며 "좀 더 상의하고 구체화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주목도가 떨어지는 다자회의에 참석한 전례가 거의 없는 만큼 APEC 회의 초청에 응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명예교수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김정은의 참석 여부를 떠나 한반도 지역에서 북미대화가 이뤄지도록 한국이 촉진자·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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