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합법화를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한 전 총리에게는 내란 방조와 위증 혐의 등이 적용됐다. 그가 내란이라는 중대범죄의 방조범으로서 공범에 해당하는지가 우선 쟁점이다. 범행을 방조해 가담한 종범인 한 전 총리의 경우 정범인 윤 전 대통령의 불법 행위 실행을 지지·원조했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판별하기 위해선 객관적 요건으로서 지지·원조 행위를 했는지, 주관적 요건으로는 그럴 의사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특검 측은 한 전 총리의 여러 행위가 불법 행태를 지지한 것이며, 불법임을 알면서도 이를 원조할 의사를 갖고 행동에 나아간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 전 총리는 그와 정반대로 자신의 여러 의심스러운 행위가 불법 계엄을 지지한 게 아니라 만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또 한 전 총리가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부서한 뒤 폐기를 지시했다며 증거 인멸 우려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당시 국무회의가 열린 대통령실 회의장의 폐쇄회로(CC)TV를 비롯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무위원들의 진술을 심사에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과 대국민 담화문 등을 챙겨 나오는 CCTV 영상을 토대로 위증 혐의도 적용한 상태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국회에서 계엄 선포문에 대해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이러한 특검팀 주장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한 것이라고 맞서며 치열하게 법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피의자 신문조서 등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계엄 당일 "비상계엄을 하려고 한다"는 윤 전 대통령 말을 듣고 만류했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해 "다른 국무위원들의 말도 들어보시라"고 제안했다고 진술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위증 혐의와 관련해서도 혐의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며 구속 사유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총리는 지난 19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문을 받았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후에 작성·서명한 계엄 선포문은 이미 폐기했기 때문에 계엄 선포를 합법화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없고, 윤 전 대통령 등 계엄 주요 가담자들이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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