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는 고교생이 대학 수업처럼 자기 적성과 선호도 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공통과목 외에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한 뒤 이를 이수해 누적 학점이 192점 이상이면 졸업할 수 있다. 다만 과목출석률(수업 횟수의 3분의 2 이상)과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로, 문재인정부가 밑그림을 그렸고 윤석열정부가 실행했다. 정부는 올해 1학기에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도입한 데 이어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고교 전 학년으로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불과 한 학기 만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학생들은 적성보다 내신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려고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과목 간 연계성을 고려해 3년간의 수강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학생들에겐 버거운 일이다. 이 틈새를 파고든 사교육업체들이 불안을 부채질하며 컨설팅과 선택과목 전문강좌를 늘리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정보 부족을 호소하며 너도나도 입시 컨설팅 업체를 찾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