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시행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대상 사건의 무죄 비율이 일반 형사사건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 위반으로 법인에 부과된 벌금은 이례적인 사건 1건을 제외하면 평균 7280만원에 그쳤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8일 발간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중대재해법 대상 사건의 무죄 비율은 타 범죄 대비 높고, 처벌 수준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법조사처는 법 시행일인 2022년 1월27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발생한 중대산업재해 건수 2986건 중 사업주 법 위반이 아닌 경우를 제외한 1252건을 전수조사했는데 그 결과 무죄 비율이 10.7%였다. 일반 형사사건의 무죄 비율인 3.1%보다 3배가량 높은 셈이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보건 조치 확보 의무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집행유예율은 85.7%로 일반 형사사건(36.5%)보다 2.3배 높았다. 47건의 징역형 유죄 형량 평균은 1년 1개월형이었다. 47건 중 42건은 집행유예였다.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 부과된 벌금은 법인 50건 평균 1억1140만원이었다. 20억원의 벌금이 선고된 삼강에스엔씨를 제외하면 벌금은 평균 7280만원으로 집계됐다.
수사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전체 수사 대상 사건의 73.0%(917건)가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초과 처리 비율은 고용노동부 수사 사건의 경우 50.0%, 검찰은 56.8%였다.
법 시행 뒤에도 산업재해 사망자는 매년 2000명을 웃돌며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 사망자는 2020년 2062명, 2021년 2080명, 2022년 2223명, 2023년 2016명, 지난해 2098명으로 집계됐다. 입법조사처는 “5인 이상 49인 이하의 사업장에서는 사망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법률적 효력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 효과를 정밀 분석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관후 입법조사처 처장은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 크게 다치거나 죽어도 평균 벌금이 7000만원대라는 현실은 법이 입법 취지를 달성했다고 보기에 대단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경찰, 고용부가 협업하는 ‘중대재해법 합동수사단’ 설립, 산업안전보건근로감독관의 질적·양적 확대, 매출액 이익 연동 벌금제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