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민영교도소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인 김호중이 최근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로 이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영교도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소망교도소 수용자 중 절반 이상이 강력범이며, 단기 수형자가 많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21년 12월 발간한 '형사정책과 사법제도에 관한 평가 연구-민영교도소 운영 10년의 성과 분석 및 발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소망교도소 수용자 비율은 2021년 1월31일 기준 성폭력 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이 57%, 사기를 포함한 재산범이 약 29% 수준이었다.
성폭력범이 166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사기 97명, 강도 22명, 살인 9명 등의 순이었다.
형기별로는 1년 이상~3년 미만 175명, 3년 이상~5년 미만 150명 등으로 1~3년의 단기수형자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또 초범이 전체의 65.5%였다.
◇ 이감 신청자 몰려…수용자 생활 만족도 높아
민영교도소의 교정 효과는 국영교도소와 차이가 있을까.
앞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조사 연도) 기준 소망교도소 재복역 인원 비율은 12.8%로, 규모나 수형자 특성에서 유사한 국영 교도소 3곳(천안개방·영월·정읍)을 합한 전체 평균치(25.2%)보다 낮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비교군인 정읍교도소(38.3%)보다는 3배 낮지만, 영월교도소(1.8%)나 천안개방교도소(4.9%)와 비교하면 각각 7배, 2.5배 높다.
정읍교도소보다 재복역률이 낮은 배경으로는 범죄 경력이 적은 수용자가 많고, 재복역률이 높은 마약사범이 수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목된다.
수십 년 경력의 한 현직 교정관은 "정말 동일하게 평가받으려면 면접 절차 없이 법무부가 보내는 수감자를 수용한 뒤 재복역률을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망교도소 수용자들의 생활 만족도는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고서에서 수용 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국영교도소 3곳의 만족도는 2.83~3.20이었으나 소망교도소 만족도는 3.83으로 나타났다.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소망교도소 수용자의 만족도가 국영 교도소 수용자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수용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이감 신청자가 몰리면서 범죄 가해자에 대해 '과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두고 소망교도소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에서 교도소 관계자는 "이들을 보살피지 않으면 또 다른 범죄,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 가두고 때리고 하면 다시는 교도소 안 와'라고 생각하겠느냐. '절대로 안 들켜야지'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인이 볼 때는 왜 피해자만 놔두고 왜 가해자에게 저렇게 잘해주나 라고 비칠 수 있다. 잘해주는 게 목적이 아니다. 거듭나게 하는 게 목적이다. (중략)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결코 수용자에게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잘해주는 것처럼 비치지만 사실은 실질적인 변화로 이끌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을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추가 민영교도소 설립 가능할까…설립·운영 비용이 걸림돌
과밀 수용 등의 문제로 민영 교도소의 필요성은 지속해 제기되나 추가로 민영 교도소가 생기기는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설립 및 운영 비용이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기준 총 230여억원을 초기 건축 비용으로 지출했고 이후 예산의 9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국가 입장에선 국가 예산을 일부 절감할 수 있지만 수익이 나지 않지 않기 때문에 종교 단체가 아니면 운영 주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민영 교도소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나 국내에서는 순수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소망교도소의 경우 2019년 기준 연인원 7천159명이 봉사활동을 하는 등 연간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도움을 주고 있고, 직원 1인 평균 인건비도 국영교도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망교도소측은 신규 민영교도소가 생겨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막대한 건축비용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며 "혐오시설로 인식돼 지역 주민과의 협의도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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