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랑거리는 헤어 스타일을 위해 사용하는 모발 관리 제품을 바른 뒤 고데기를 단 10분만 사용해도 차량이 밀집한 고속도로 한 가운데 서있는 것만큼의 오염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퍼듀대학교 토목·건설공학부 조교수 누스라트 정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대학 캠퍼스에 실험 공간을 설치하고,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모발 관리 제품(헤어크림, 헤어 세럼, 헤어 로션, 헤어 스프레이)을 사용한 뒤 열 스타일링 기기를 사용해 일정 시간 머리를 손질하도록 했다.
그 결과, 컨디셔너나 헤어 스프레이, 헤어젤 등 모발 관리 제품을 사용한 뒤 열을 이용해 10~20분간 머리 손질을 한 경우 100억개 이상의 나노 입자에 노출되는 것을 확인됐다.
정 교수는 “흡입되는 나노입자의 수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입자가 호흡기 문제를 비롯해 폐 염증, 심지어 인지 기능 저하 등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수치는 공기 중 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실제 흡입량과는 다르다. 흡입량은 환기 상태, 스타일링 기기 온도, 제품 종류, 사용 시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열 스타일링 기기를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섭씨 150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되는데 이 열이 모발용 제품에 들어 있는 휘발성 화학 물질을 증발시키고, 나노 입자 형태의 미세한 오염 물질을 공기 중에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방출되는 나노 입자는 호흡기를 통해 폐 깊숙한 곳까지 이동한다.
이렇게 방출되는 물질에는 ‘데카메틸사이클로펜타실록산’도 포함돼 있다. 다수의 모발 관리 제품에 들어있는 물질로, 유럽화학물질청(ECHA)은 이 물질을 “잔존성이 매우 크고, 생물체의 새포 내에 축적되는 정도도 매우 큰 물질”로 분류했다.
정 교수는 “동물 실험 결과 데카메틸사이클로펜타실록산은 호흡기와 간,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고데기를 사용할 때는 모발 관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꼭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 시간을 최소화하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