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승 80주년을 앞두고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이 대거 참여해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만남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두 나라가 SCO를 계기로 협력을 강화할 경우 안보적 측면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무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며 서로를 “발전 파트너”라고 규정했다. ‘앙금’이 적지 않게 남아 있지만 적어도 경제 문제에서는 공동전선을 펴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두 나라의 협력을 매개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인도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50%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다. 중국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미국과 관세 문제로 충돌하고 있다.
다만, 양국 간 협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을 모면하기 위한 ‘단기 해결책’이 아닌 장기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소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가장 어려운 과제는 인도와 중국의 극심한 무역 불균형이다. 지난해에만 인도의 대중 무역 적자가 992억달러(약 137조원)에 달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중국과 협력에 핵심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국경 분쟁이 재발할 수도 있다. 또 중국이 티베트에 건설 중인 대규모 댐은 인도를 지나는 브라마푸트라강의 유량을 건기에 최대 85%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면서 인도 내에서 불만이 증폭되는 중이다. 여기에 중국이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간주하는 티베트의 망명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인도가 여전히 보호하고 있고, 중국이 인도의 숙적인 파키스탄에 경제 및 군사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역시 근본적 관계 개선을 막는 걸림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