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3일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구속 후 네 번째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김씨에게 이른바 ‘나토 3종세트’를 전달했다고 알려진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도 이틀 연속 불러 조사하며 김씨의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 외 다른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지난달 21일 전씨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후 네 번째 조사다.
전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희망하는 인물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1억원을 받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여권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에게 공천 관련 청탁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 특검은 전씨와 공천 희망자들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를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특검은 당시 김씨가 후보자 신분이었던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 등을 전씨에게 소개하며 공천을 청탁했고, 그 대가로 1억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받은 후 이를 김씨에게 전달하며 통일교 관련 청탁을 전달한 혐의도 있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과 함께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려 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전씨는 앞선 조사에서 이러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한 차례 연장된 전씨의 구속 기한이 9일 만료되는 만큼, 그전에 전씨를 최대한 불러 조사한 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특검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서희건설 이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했다. 이 회장은 1시40분쯤 건강상 이유로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지하 주차장에서 곧장 특검 사무실로 올라갔다. 이 회장은 전날 건강상 이유로 마치지 못한 조서 열람을 먼저 한 뒤 추가 조사에 임했다.
이 회장은 2022년 대선 직후 김씨에게 약 6200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을 선물하고, 검사 출신인 자신의 맏사위 박성근씨의 인사 청탁을 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지난달 11일 특검에 제출하고 수술을 받은 뒤 입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