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봄1·2/ 크리스토퍼 클라크/ 이재만 옮김/ 책과함께/ 6만5000원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바로 혁명(Revolution)의 정의다.
통상 이런 혁명은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 등에서 나타나듯 하나의 국가에 한정됐다. 반면 ‘1848년 혁명’은 ‘복수의 혁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시대의 흐름을 바꿨다. 당시 혁명가들이 이주, 망명, 여행, 공동투쟁, 비밀결사 등을 통해 파리, 베를린, 스위스, 시칠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며 국제공조를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혁명’이라는 ‘오명’을 달고 다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역사학 흠정교수인 저자는 혁명 이전의 배경과 성취, 흐름 등을 살피며 ‘1848년 혁명’ 재평가를 시도한다. 저자는 혁명의 배경을 보기 위해 기근 문제, 노동 운동, 민족주의자들의 국권 회복 요구 등 사회적 분위기와 자유주의, 급진주의, 보수주의 등 당대의 다양한 사상과 각국의 정치·사회·경제적 상황을 두루 살핀다. 그렇게 무장봉기를 통해 기존 권력을 몰아내고 새롭게 집권한 혁명 초기에는 “사람들은 어지러울 정도의 일체감과 만장일치를 느끼고 대양과 같은 집단적 자아에 젖어들었다.” 그러나 이내 사회적 열망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고, 그 안에 무수한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고, 기획·이념·주장은 서로 맞부딪치며 불협화음을 냈다. 당시 혁명 주체는 온건파, 급진파, 보수파로 나뉘었는데 자유주의자들이 포진한 온건파는 정권 교체로 이미 혁명을 완수했고 남은 과제는 혁명의 성과를 안정화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던 반면 사적 자유와 권리보다 평등과 분배를 중시한 급진파는 불평등을 낳는 사회구조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보수파는 혁명과 개혁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