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이 요리사업가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와 손잡고 추진한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연구용역과 더본외식산업개발원 구축 사업이 2년째 지지부진하고 있다. 민선 8기 장성군이 백 대표의 명성만 믿고 추진했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관련 용역은 9월 현재까지 3차례 계약 기간 연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말 최종보고서를 받기로 계약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나올지는 장담을 못 하는 상황이다. 장성군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인 외식산업개발원 역시 완공되더라도 신뢰할 만한 운영자를 찾을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9일 장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6월25일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 발주했던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연구보고서 제출 시한을 애초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2월, 6월로 두 차례 연장한 데 이어 중앙부처 공모사업 내용을 추가한다는 이유를 들어 9월로 또다시 연장했다. 하지만 최종 제출 시한을 2주쯤 앞둔 지금까지 최종보고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용역은 군비 1억원이 투입됐다.
최근 백 대표의 오너리스크가 계속 불거져 나오는 상황에서 군은 사업을 추진할지 눈치만 보고 있다. 백 대표만 의존해 왔던 사업들이 사실상 동력이 떨어지면서 용역 결과에만 의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용역을 통해 전통시장의 브랜드를 분석·접목한 맞춤형 컨설팅으로 황룡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연차별로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였지만 사업 추진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장성군 관계자는 “백 대표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군이 희망하는 미식도시 조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외식산업개발원이 ‘더본’을 연상시키지 않도록 해당 단어를 빼는 등 운영 방식도 공개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에 대한 각종 논란으로 전국 지자체들은 더본과의 협업을 중단하거나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강원 인제군은 지역축제 홍보를 취소했고 장성군처럼 외식산업개발원 설립을 추진했던 전북 군산시는 계약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