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집값 상승폭의 26%는 기준금리 인하 때문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정부의 ‘9·7 부동산 대책’ 등 공급정책 효과를 지켜보고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네 차례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가 올 상반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반면 소비·투자 확대 등 경제성장 제고 효과는 대부분 하반기로 지연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에서 2.5%로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낮췄다.
기업 역시 이자부담 경감과 차입 확대 효과가 나타났으나 투자 증대 효과는 포착되지 않았다. 대기업과 제조업은 작년 하반기 이후 투자가 증가했지만, 금리와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은 여전히 투자가 부진했다.
다만 지난 6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경제심리도 상당 폭 반등한 만큼 앞으로는 소비 및 투자진작 효과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 하반기부터 금리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향후 1년간 성장률을 0.27%포인트 개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이 집값 상승과 기대심리를 상당 부분 잠재운 것은 맞지만, 수도권 주택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보고 추가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6·27 대책 이후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넷째 주 0.43%에서 8월 넷째 주 0.08%로 상당 폭 둔화했다. 하지만 0.08%도 연율 환산 시 4.5%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송파·성동구 등 일부 지역에선 10%(연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6·27 대책의 효과가 점차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과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은 통상 몇 개월 정도 둔화세를 보이다가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적기에 마련되지 않으면 재차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보고서에서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와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은 만큼 지난 7일 발표된 주택공급 대책의 효과와 완화적 금융여건이 주택가격 기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