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출금리 3년 만에 최저…'생산적 금융' 나선 은행권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8월 공시 기준 중소기업 대출(보증서담보)금리는 평균 4.0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7월 신규 취급된 중소기업 대출의 평균 금리다. 올 1월 공시(4.88%) 때와 비교하면 0.82%p 감소한 것으로 지난 2022년 9월(4.02%)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들어 5대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4.42%에서 4.06%로 0.36%p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두 배 이상 큰 폭 하락한 셈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도 지난달 공시 기준 평균 3.85%로 지난 2022년 10월(3.73%)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올들어서는 4.81%에서 1%p 가량 떨어져 하락폭이 컸다.

 

이에 5대 은행이 지난 7월 취급한 기업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4.03%로 은행연합회가 관련 공시를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금리가 낮아진 건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비용이 감소한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을 비롯해 소상공인 지원 등 '포용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초 은행들은 경기 부진세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그러나 정부가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초강력 가계대출 규제를 내놓은 데 이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면서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영업 전략을 전환하고 나섰다.

 

실제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지난 6월에는 2조1874억원 급감했지만 지난 7월 9348억원 늘어났고, 지난달 2조8536억원 급증한 바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올들어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내리 감소했다가, 지난 7~8월 1조원 넘게 늘어났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신규 기업대출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 가진 회동에서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담보대출 등 비생산적 영역에서 첨단산업, 지역경제 등 생산적 금융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제도와 감독 관행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뉴시스>